"게시판 꾸미는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였어요 당시에 지오피아 채팅이 그야말로 대세였어요 그리고 채팅창에 "이동 OOO" 이렇게 입력하면 개인 게시판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게시판을 꾸미고 또 친구 게시판에 가서 글을 남기는 작업으로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 같아요
게시판을 꾸미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은 전부 인터넷에 있었어요 아무것도 몰라도 그냥 복사 붙여넣기만 하면 화면에서 뭔가 변화가 생겼어요 이 작업을 수도 없이 많이 하다 보니 어떤 게 무엇인지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어떤 걸 수정해야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죠
이따금씩 생각해 보면 지금 유행하는 모든 SNS는 그런 게시판 형태가 모바일에 최적화되면서 어느새 우리의 일상이 된 것 같아요
당시에 다른 건 몰라도 HTML, CSS 부분은 이미 거의 다 알고 있는 내용이 되어서 시험에 대한 걱정 없이 조금 수월하게 공부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로 수업을 듣고 나왔는데 또 학과 사람들이랑 PC방에서 테트리스나 카트라이더 같은 게임 하고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포토샵으로 엄청 고해상도의 인삼 이미지를 뿌리 잔털까지 모두 패스를 따야 하는 작업이 있었는데요, 그 작업 이후로 패스 따기 속도가 월등히 빨라진 것을 체감했어요
보안 때문에 창문이 없어서 항상 날씨 상태를 모니터를 통해서 확인했던 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이미지 출처 - https://blog.lgcns.com/1392
이것저것 많은 경험을 한 후 웹 퍼블리싱 작업이 제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다시 시작하려고 보니 어렸을 때 제가 알고 있던 지식과 당시에 트렌드는 너무나 달랐어요 그래서 제가 알고 있던 지식은 모두 잊고 새롭게 공부를 해야 했어요
디자이너, 퍼블리셔, 개발자, 시스템 엔지니어가 어떻게 협업을 하는지 체감할 수 있었어요
여러 가지 일을 거쳐 실무자보다 교육 강사로서의 직무가 제 적성에 더 잘 맞는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웹 퍼블리싱 기술을 교육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어요
최소한의 지식을 배우고 창작 활동을 빠르게 많이 해보는 것이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배우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공유하는 것은 창작 욕구를 상승시키는데 아주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어요